후기: <테이크루트XWiNG: 마음먹고 날다!> by 이제니 파이낸셜 전문가_최혜란
K-Group산하 WiNG그룹과 함께 진행된 이번 오프라인 강연은 제니리님과 실리콘밸리에서 만나 깔끔하고 현대적인 공간에서 원형 테이블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강연 후에는 무려 한 시간에 걸친 열띤 Q&A로 이어졌습니다. 자연스럽고 열린 환경이 강연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제니리님은 어린 시절 예쁜 것들을 좋아해 문구류를 판매하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그 꿈 하나로 비즈니스 스쿨에서 파이낸스와 회계를 전공하고 금융업계에 발을 들였지만, 첫 출발은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 밤늦게까지 야근하면서 일하던 중, 평소 아껴주던 멘토에게 어느 날 “제니야, 너 미팅에서 아무 말도 안 할 거면 오지 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직 1,2년차 신입사원이어서 회의에서 발언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던 시기였는데, 이 멘토는 이어서 어떤 식으로, 언제 발언을 하면 되는지 방법을 알려주고, 회의에 참석하면 반드시 한 번은 의견을 내보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이 조언은 꾸짖음이 아니라, 신입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커리어 기반을 다지라는 따뜻한 격려였고, 제니리님은 그 덕에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 포인트: 회의에서는 반드시 목소리를 내라. 직장에서의 인지도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꿈꾸던 회사의 채용 공고가 뜬 경험도 들려주었습니다.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 망설였지만, 멘토의 “인생은 직선이 아니다. 일단 도전해 보라”는 조언에 용기를 내 지원했고 결국 합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공부하며 인터뷰 장소로 향했던 일화는 노력과 타이밍이 예상치 못한 순간에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포인트: 준비가 완벽하지 않아도 기회가 오면 잡아라. 꾸준한 노력은 언제든 타이밍과 만나 결실을 맺는다.
꿈의 직장에서도 어려움은 계속되었습니다. 까다로운 매니저 아래에서 4년을 버텼지만, 결국 다른 팀으로 옮기며 “너무 힘든 상황을 무조건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새로운 팀에서는 좋은 동료와 함께 즐겁게 일하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 포인트: 힘들면 버티지만 말고, 더 좋은 기회를 향해 움직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조직 개편이 찾아왔고, 예상치 못한 대규모 변화 속에서 자신이 팀에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는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편안한 자리에 머무는 것이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 새로운 팀으로 과감하게 이동했습니다. 이후 일이 잠시 비게 되었을 때 스스로 여러 팀에 알리고 도움을 제안했는데, 이 선택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임시로 지원하던 팀에 정식으로 스카웃되며,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구성원이 된 것입니다.
→ 포인트: 변화가 올 때 함께 움직여라. 기회는 ‘움직이는 사람’에게 열린다.
제니리님은 이어서 긴 커리어 동안 자신을 지탱한 원칙 세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커리어를 지키는 세 가지 원칙
1. 얇고 길게
커리어는 마라톤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호흡을 조절하며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급하게 성장한 만큼 빠르게 번아웃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첫 3개월은 강렬하게
팀이나 회사가 나를 기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간은 첫 3개월입니다. 이 시기만큼은 예외적으로 강하게, 성실하게, 집중적으로 임해 자신의 역량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첫인상은 오래 갑니다.
3. 나만의 브랜드 만들기
한 사람도 하나의 브랜드입니다. 업무 능력과 태도, 신뢰도가 쌓여 형성된 개인의 이미지는 팀을 옮길 때마다 그대로 따라오는 중요한 자산입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회사 밖에서의 나를 만드는 시간
일과 수면을 제외한 하루의 1/3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본업을 최우선으로 두되, 자신이 좋아하는 관심사나 부캐 활동을 작은 규모로 병행하며 스트레스를 나누고 삶의 균형을 지키는 방식입니다. 두 가지 역할을 함께 가져가면 언제든 버틸 수 있는 ‘플랜 B’가 생기고, 본업과 부업 모두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제니리님은 여가 시간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꽃꽂이를 계기로, 어린 시절 꿈꾸던 ‘예쁜 것과 관련된 사업체 운영하기’를 결국 현실로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취미였지만 주변에서 작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지며 점점 규모가 커졌고, 주말에 운영하는 웨딩 플로리스트 사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예쁜 것들’에 대한 마음이 성인이 된 지금 또 다른 형태로 실현된 것입니다. 본업을 이어가면서도 삶의 가능성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은 참석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고, 실제로 Q&A에서는 취미를 어떻게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아 뜨거운 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론: 흔들림 속에서도 길을 만드는 법
이번 강연은 커리어의 어느 지점에 있든 우리 모두가 스스로에게 던질 질문을 되새기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움직이고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나다운 삶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제니리님은 화려한 스펙이나 스무스한 커리어보다, 예기치 않은 변화 속에서도 “움직이고, 배우고, 도전하는 태도”가 진짜 경쟁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지는지, 새로운 도전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인지 묻는 과정 속에서 커리어는 방향을 찾아갑니다.
이번 강연은 커리어 초입의 청년뿐 아니라 인생 후반부의 전환점을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따뜻하고 현실적인 지침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경험이 담긴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 강연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커리어와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나누면 좋겠습니다.